달빛 아래 푹신한 뭔가에 기대어서 눈을 감고 있는 거북이의 표정은 충만함 그 자체이다. 꽉 찬 만월의 달과 묘한 조화를 이룬 배경의 표지에서 거북이가 진짜 진짜 멋진 친구를 찾았다는 걸 미루어 짐작할 수 있다. 이날 하루 거북이한테 무슨 일이 일어난 걸까?
책장을 넘기는 순간 독자는 시간을 거슬러 거북이의 친구 찾기 여정에 발을 들여놓게 된다. 7컷 만화로 구성된 도입부에서 거북이는 자못 비장하면서도 코믹한 동작으로 뭔가를 찾고 있는데…. 오늘은 꼭 마음에 드는 친구를 찾겠다는 결심과 함께 대자연의 풍광이 펼쳐지고 그 속에 자리한 동물들의 등장과 더불어 ‘과연 거북이의 친구는 누가 될까?’ 호기심을 자아낸다.
살 날이 얼마 남지 않은 ‘미래의 내’가 현재로 시간 여행을 왔다고 상상해보자. ‘현재의 나’는 해야 할 일은 미뤄둔 채 소파에 누워 핸드폰을 보느라 시간 가는 줄 모른다. 당장 사고 싶은 것, 먹고 싶은 것에 생각 없이 돈을 쓰고, ‘다음 달의 나’에게 결제를 미룬다. 자극적이고 간편한 정크 푸드를 즐겨 먹으며 건강은 생각하지 않는다. 어린 자녀와 눈을 맞추고 시간을 보내기보다 잔소리와 고성이 오가는 전쟁 같은 하루하루를 보낸다. 이 모습을 본 ‘미래의 나’는 과연 어떤 말을 하고 싶을까? 혹시 지금의 내 모습과 크게 다르지 않다고 생각하는가? 미래의 모습이 그려지지 않는다면, 현재의 내가 좀 더 나은 모습이기를 원한다면 이 책이 해답을 제시해줄 것이다.
‘미래의 나는 어떤 모습일까?’라는 질문은 우리가 인생에서 쉽게 놓치는 중요한 진실에 이르게 한다. 즉, 미래의 나와 연결될수록 현재 더 나은 삶을 살게 된다는 것이다. 이 책은 미래의 내가 어떤 모습일지 깊이 생각해보고, 지금 그 사람이 되는 방법을 구체적으로 알려주는 인생 지침서이다. 상상한 미래 자아는 현실에서 원동력이 되어 목표와 우선순위가 달라지고, 이에 맞게 행동하게 만든다. 그렇기에 우리가 다시 예전 모습으로 돌아가려 하거나 의지가 약해질 때마다, 혹은 작은 성취를 맛본 후 다음 목표를 정해야 할 때 이 책을 옆에 두고 수시로 꺼내 보기를 권한다.
영국에서 어린이청소년문학으로 탁월한 재능을 인정받은 작가 엠마 캐롤은 동화 《성냥팔이 소녀》에 ‘성냥 공장 노동자 파업’이라는 실화를 결합하여 《성냥팔이 소녀의 반격》이라는 새로운 이야기를 탄생시킨다.
안데르센의 《성냥팔이 소녀》에서 성냥 불꽃이 소녀가 꿈꾸는 환상을 반영하는 것에 그쳤다면, 《성냥팔이 소녀의 반격》의 불꽃은 브리디 자신이 무엇을 원하는지 스스로 깨우치게 함으로써 그를 한 단계 더 도약하게 한다. 잠깐의 상상이 주는 순간적인 만족감이 아니라 근본적인 해결책을 제시하는 것이다.
나와 가족과 이웃을 위해 투쟁하는 새로운 성냥팔이 소녀 브리디의 캐릭터는 '삐삐 롱스타킹' 시리즈, 《메리 포핀스》 등으로 전 세계에서 널리 사랑받는 일러스트레이터 로렌 차일드만의 감각적인 해석이 더해져 완성되었다.
흑과 백 그리고 불타는 듯이 강렬한 붉은색, 이 세 가지 색으로만 구성된 일러스트는 브리디와 파업 노동자들의 강렬한 저항 정신을 상징한다. 동시에 빨갛게 타오르는 브리디의 머리카락은 그 자체로 불꽃처럼 보여 브리디만의 개성과 열정, 그리고 불꽃을 통해 이루어나갈 그의 꿈을 생생하게 표현하였다.
김유정문학상 심훈문학대상 이효석문학상 등을 수상하며 문학성을 두루 입증받은 ‘리얼리스트’ 정지아가 무려 32년 만에 장편소설을 발표했다. 써내는 작품마다 삶의 현존을 정확하게 묘사하며 독자와 평단의 찬사를 받아온 작가는 이번에 역사의 상흔과 가족의 사랑을 엮어낸 대작을 선보임으로써 선 굵은 서사에 목마른 독자들에게 한모금 청량음료 같은 해갈을 선사한다.
소설은 ‘전직 빨치산’ 아버지의 죽음 이후 3일간의 시간만을 현재적 배경으로 다루지만, 장례식장에서 얽히고설킨 이야기를 따라가다보면 해방 이후 70년 현대사의 질곡이 생생하게 드러난다. 이러한 웅장한 스케일과 함께 손을 놓을 수 없는 몰입감을 동시에 안겨주는 것은 정지아만이 가능한 서사적 역량이다.
목판화가 이윤엽이 쓰고 그린 책. 다양한 형식으로 작업한 목판화 작품들에는 작가의 삶을 둘러싸고 있는 이웃과 자연 환경, 계절의 변화부터 사회적 비판, 그늘진 곳을 향한 연대의 목소리들이 글과 함께 담겨 있다. 일견 쉽게 쓰고 그린 것처럼 보이지만 글과 그림 모두 천진한 어린아이처럼 꾸미거나 숨기는 것 없이 당당하고 단순하면서도 묘하게 깊은 여운을 남긴다.
그림책 속 동물들과 독자가 서로 이야기하듯, 놀이하듯, 즐기며 볼 수 있는 참여형 그림책이다. 넓적한 나뭇잎 한 장을 번쩍 든 개미가 독자를 향해 자긴 이렇게 큰 이파리도 들 수 있다며 힘 자랑을 한다. 그러고는 마치 독자도 똑같이 자랑했다는 듯, “너도 힘이 세다고?” 하며 반문한다. 곧 책장 끄트머리를 밀고 있을 테니, 독자에게 한번 넘겨 보라고 도발하는 개미. 어린 독자는 가볍게 책장을 넘길 것이다.
다음 장면에서 개미는 꽈당 넘어져 놀라고, 자기보다 더 힘센 친구를 부른다. 그렇게 장수풍뎅이부터, 개구리, 양, 소, 코끼리 등이 등장한다. 각각의 동물은 개미처럼 독자에게 힘겨루기를 하자 하고, 다음 장면에서 맥없이 넘어가 있다. 모든 동물이 다 넘어갔을 때, 갑자기 소가 나선다. 사실 자신들은 그저 그림일 뿐이니 공평하지 않은 시합이라고. 그러면서 독자에게 새로운 제안을 한다. 과연 이번에는 어떤 시합을 하자고 하는 걸까? 그림책을 보는 독자는 책장을 계속 넘기며 끝까지 볼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