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 물리학자의 여정으로 본 과학의 세계. 기초과학을 연구하는 과학자의 호기심과 탐구심. 캘리포니아 공과대학교 수리물리천문학부 교수이자 세계적인 초끈이론 연구가인 오구리 히로시가 과학에 처음 흥미를 느꼈던 어린 시절부터 지금까지 자신의 삶을 이야기하며 실용을 추구하는 시대 기초과학의 의미가 무엇인지 살펴본다.
오랜 시간 물리학을 탐구해온 학자로서 자신이 이전 물리학자들에게 물려받은 물리학 자산을 바탕으로 어떻게 자신이 공부하고 연구했는지 들려주면서 과학자를 꿈꾸고 있는 학생이나 연구의 길을 가고 있는 연구자 등 학문에 뜻을 두고 있는 사람에게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이야기한다.
좋은 것과 좋지 않은 것, 도움이 되는 것과 도움이 되지 않는 것으로 양분하는 사회에서 자연의 진리를 탐구하는 물리학자는 무엇을 지도로 삼아야 할까? 이에 대해 오구리 히로시는 사회에서 기초과학이 지닌 중요성을 이야기하며 과학을 직업으로 삼는 것이 어떤 의미인지 되돌아본다.
열세 살 수영부 아이들의 고락을 담은 이야기로 아동 문학에서 흔치 않은 스포츠물이라는 점이 눈에 띈다. 수영이라는 소재를 통해 '몸과 마음의 성장'이라는 주제를 그리고 있다.
강나루, 열세 살, 주 종목은 자유형. 전국소년체전에서 메달을 척척 따내는, 명실상부한 한강초 수영부의 에이스다. 나루는 기록 0.1초를 단축하기 위해 학교 수영장을 100바퀴 더 돌고, 수업 시간에 꿈을 말할 때면 망설임 없이 올림픽 메달을 이야기한다. 그렇지만 수영을 왜 하느냐는 질문을 던져 본 적은 없다. 늘 당연한 듯 물에 뛰어들었고 우승을 향해 팔을 저었을 뿐.
갑작스러운 라이벌의 등장과 함께 혼란에 빠지는 나루. 누구보다 치열하게 물을 헤치며 전력을 다해 왔던 나루는 자신의 땀방울 앞에서 떳떳해지기 위해, 물 밖으로 도망치지 않기 위해 스스로의 부족한 모습과 정면으로 마주한다. 자신의 실수를 하나하나 되짚은 후, 앞으로 나아가는 나루의 모습이 묵직한 감동을 준다.
네팔은 무려 126개의 민족으로 이루어진 나라다. 민족마다 문화와 언어가 다르고 함께 섞여 살지도 않는다. 그런데도 네팔은 평화로운 나라, 선한 눈을 가진 사람들이 가진 나라로 알려져 있다. 전쟁과 폭력이 갈수록 힘을 얻고 있는 이 시대에 수많은 민족들이 함께 어우러져 살아가는 네팔은 바로 이 ‘나마스테’처럼 세상 만물의 신에게 눈과 마음을 열고 살아가는 매력적인 사람들이 사는 곳이다.
JTBC ‘비정상회담’에서 네팔 대표로 활약한 수잔 샤키야는 《지극히 사적인 네팔》을 통해 자신만의 시각으로 네팔과 네팔 사람들을 소개한다. 수잔 샤키야가 소개하는 네팔은 단순한 지식 아니라 수잔이 태어나고 자라온 네팔, 공부한 문화, 겪어온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다.
마을버스에서 ㄹ이 사라졌다. 운전사 아저씨는 휑해 보이지 않도록 나무 창틀을 걸었다. 그리고 버스를 몰아 정류장으로 갔다. 손님들이 하나둘 버스에 올라탔다. 손님들은 날마다 보는 사이였지만 서로 말없이 창밖만 보았다. 그런데 갑자기 버스가 끽 섰다. 앞으로 동물들이 지나갔기 때문이다.
운전사 아저씨는 나무 창틀이 덜컹거리는 것을 보았다. 그래서 버스를 좀 천천히 몰았다. 그러자 승객들이 느리다며 투덜거렸다. 운전사 아저씨가 ㄹ이 사라진 이야기를 전했다. 갑자기 버스가 수런수런 소란스러워졌다. 모두 화를 내는 걸까? 마음버스는 잘 달릴 수 있을까?
『밀크맨』으로 50주년 부커상을 수상하며 세계적인 화제를 불러일으켰던 애나 번스의 데뷔작 『노 본스』가 창비에서 발간되었다. 데뷔작이라고는 믿을 수 없이 대담하고 능란한 서술과 훨씬 더 날것 같은 생생한 언어와 천연덕스러운 블랙 유머로 애나 번스의 천재적 면모를 다시금 확인할 수 있는 작품이다.
소설은 『밀크맨』과 마찬가지로 북아일랜드 분쟁 시기, 즉 ‘트러블’을 배경으로 벨파스트 북부의 한 마을에 사는 소녀 어밀리아와 가족, 이웃들의 이야기를 그린다. 문제, 골칫거리, 소요를 뜻하는 영어 단어 ‘trouble’은 영국과 아일랜드에서 좀더 특별한 의미를 갖는다. 정관사가 붙고 복수형이 된 ‘The Troubles’는 1960년대 후반부터 1990년대 후반에 걸쳐, 지리상으로 아일랜드섬에 속하나 영국 영토인 북아일랜드에서, 과거에 한 나라였던 아일랜드와 재합병하려는 가톨릭교도 세력과 현재 속한 국가인 영국에 그대로 남아 있으려는 개신교도 세력이 충돌하며 수많은 삶의 터전이 파괴되고 민간인을 포함해 3500명 이상의 사망자와 수만명의 부상자, 실종자를 낳은 현대사의 크나큰 비극이다. 올해 3월에 국내에 개봉하고 아카데미 각본상을 수상하기도 했던 케네스 브래너 감독의 자전적 영화 「벨파스트」도 이 트러블 시기의 초반을 다루고 있다. 『노 본스』의 주요 배경인 ‘아도인’이라는 마을은 가톨릭교도 노동자들이 주로 사는 곳으로, 작가 애나 번스가 실제로 나고 자란 동네이다. 번스는 부커상 수상 당시 소감에서 “나는 폭력과 불신, 피해망상이 만연하고 사람들은 가능한 최대로 스스로 알아서 생존해야 하는 곳에서 성장했다”고 아도인을 묘사한 바 있다.
꽁꽁 언 호수에 떨어져 산산조각 나 버린 해! 세상이 춥고 깜깜해졌어요. 흩어진 해 조각은 어디로 갔을까요? 산으로, 구름 위로, 동굴 속으로, 마을로 간 해 조각들은 얼음을 녹이고, 생명을 자라게 하고, 무지개를 만들고, 잠을 깨워 친구들을 만나게 합니다. 그리고 남은 마지막 한 조각. 이 마지막 해 한 조각은 과연 어디로 가게 될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