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35년 어느 날, 주인공 카를로스는 2010년도 상파울루의 한 도시를 기억한다. 그때 무슨 일이 있었는지 말이다. 세상에서 비가 가장 많이 왔던 여름이다. 그해 여름은, 날마다 비가 왔다. 사방에 물이 넘쳤고 어디를 가더라도 시간이 오래 걸렸다. 비를 좋아하던 사람들조차도 비를 지겨워하게 되었다.
그래서 네 명의 친구는 빗물을 갖고 뭔가 유용한 것을 만들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서로 모여 비와 더불어 사는 삶을 살 수 있도록 발명품을 생각해 내기로 한다. 과연 네 명의 친구는 무엇을 생각해 냈을까?
서울역에서 노숙인 생활을 하던 독고라는 남자가 어느 날 70대 여성의 지갑을 주워준 인연으로 그녀가 운영하는 편의점에서 야간 알바를 하면서 이야기가 시작된다. 덩치가 곰 같은 이 사내는 알코올성 치매로 과거를 기억하지 못하는 데다 말도 어눌하고 행동도 굼떠 과연 손님을 제대로 상대할 수 있을까 의구심을 갖게 하는데 웬걸, 의외로 그는 일을 꽤 잘해낼 뿐 아니라 주변 사람들을 묘하게 사로잡으면서 편의점의 밤을 지키는 든든한 일꾼이 되어간다.
현실감 넘치는 캐릭터와 그들 간의 상호작용을 점입가경으로 형상화하는 데 일가견이 있는 작가의 작품답게 이 소설에서도 독특한 개성과 사연을 지닌 인물들이 차례로 등장해 서로 티격태격하며 별난 관계를 형성해간다. 고등학교에서 역사를 가르치다 정년퇴임하여 매사에 교사 본능이 발동하는 편의점 사장 염 여사를 필두로 20대 취준생 알바 시현, 50대 생계형 알바 오 여사, 매일 밤 야외 테이블에서 참참참(참깨라면, 참치김밥, 참이슬) 세트로 혼술을 하며 하루의 스트레스를 푸는 회사원 경만, 마지막이라는 각오로 청파동에 글을 쓰러 들어온 30대 희곡작가 인경, 호시탐탐 편의점을 팔아치울 기회를 엿보는 염 여사의 아들 민식, 민식의 의뢰를 받아 독고의 뒤를 캐는 사설탐정 곽이 그들이다. 제각기 녹록지 않은 인생의 무게와 현실적 문제를 안고 있는 이들은 각자의 시선으로 독고를 관찰하는데, 그 과정에서 발생하는 오해와 대립, 충돌과 반전, 이해와 공감은 자주 폭소를 자아내고 어느 순간 울컥 눈시울이 붉어지게 한다. 그렇게 골목길의 작은 편의점은 불편하기 짝이 없는 곳이었다가 고단한 삶을 위로하고 웃음을 나누는 특별한 공간이 된다.
캐나다를 대표하는 시인 조던 스콧의 자전적인 이야기에 케이트 그리너웨이상 수상 작가 시드니 스미스가 그림을 그린 그림책 가 김지은 아동문학평론가의 번역으로 출간되었다. 는 뉴욕타임스·워싱턴포스트·퍼블리셔스위클리·커커스리뷰·스쿨라이브러리저널·혼북 올해의 그림책 들을 수상하며 전 세계 평단과 독자들의 찬사를 받았다.
말을 더듬는 아이가 굽이치고 부딪치고 부서져도 쉼 없이 흐르는 강물과 마주하며 내면의 아픔을 치유하고, 남과 다른 자신을 긍정하는 과정을 섬세하게 그려 낸다. 시적인 비유와 상징으로 가득한 아름다운 글과 그림이 어우러져 책장을 덮은 뒤에도 여운이 오래 머무는 그림책이다.
촉망받는 영국의 역사학자이자 이 책의 저자인 벤 윌슨은 최초의 도시 우루크가 세워진 이후 오늘날까지 총 6,000년간 인류 문명을 꽃피웠던 26개 도시를 연대기순으로 살펴본다. 그리고 이 도시의 역사 속에서 상업, 국제무역, 예술, 매춘, 위생, 목욕탕, 길거리 음식, 사교 등 도시를 배경으로 펼쳐지는 인류 문명사의 흥미로운 이야기들을 매력적으로 펼쳐낸다. 시공간을 초월해 세계의 도시로 떠나는 세계사 대항해를 따라가다 보면 지금 내가 살고 있는 도시를 객관화하여 바라보고 그 안에서 펼쳐지는 인간활동과 문명에 대해 생각해보게 된다.
‘초등학생을 위한 똑똑한 돈 설명서’는 초등 사회 교과서에 나오는 기본 경제·금융 개념은 물론 아직 정규 과정에서는 배우지 않는-하지만 학부모는 꼭 알려주고 싶은- 주제까지 아우른다. 저축, 이율, 주식 투자, 기부 등 단순히 돈과 금융 개념을 설명하는 데서 그치지 않고 실질적으로 생활에서 적용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예를 들어, 사고 싶은 자전거가 있다면 어떻게 저축 목표를 세우고 저축 목표 그래프를 그릴 수 있는지, 왜 정기 예금 계좌보다는 보통 예금 계좌에 저축하는 게 나은지 구체적으로 설명해 준다.
가족의 유일한 터전이자 그들의 성을 따서 이름 지어진 바뢰이섬. 본토의 목사조차 한스와 마리아의 외동딸 잉그리드의 세례식에 참석하기 위해 처음 이곳을 찾았을 정도로 작고 외딴섬이다. 한스는 이제 늙어 아들에게 섬의 주인 자리를 내어준 그의 아버지 마틴부터 해온 얕은 토양을 경작하고 깊은 바다에서 물고기를 잡고 자식을 키우며 오리털을 모아서 교역소에 내다 파는 일보다 더 큰 꿈이 있다. 섬과 본토를 연결하는 부두를 짓는 것이다. 하지만 이 작은 섬과 바다 건너편 넓은 세상을 잇는 일에는 그만한 대가가 따르기 마련이다. 변덕스럽고 잔인한 현실은 결코 녹록지 않다.